사사의 시대는 그야말로 이스라엘의 암흑기였다. 이스라엘의 타락과 사사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스라엘의 타락은 계속 반복되었다. 특히 사사 삼손까지의 이야기 이후 사사기 17장부터는 시간상의 흐름이 아닌 이스라엘의 타락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만큼 이스라엘 백성으로 대비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사사기 17장에 등장하 미가이다. 미가 그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미가 집의 제사장 - 성경 사사기 17장
사사기 17장 1절 에브라임 산지에 미가라 이름하는 사람이 있더니
사사기 17장 2절 그의 어머니에게 이르되 어머니께서 은 천백을 잃어버리셨으므로 저주하시고 내 귀에도 말씀하셨더니 보소서 그 은이 내게 있나이다 내가 그것을 가졌나이다 하니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내 아들이 여호와께 복 받기를 원하노라 하니라
사사기 17장이 사사 삼손 이후에 나온 장이라 시간을 이후로 생각하겠지만 사사기 17장부터 21장까지는 사사시대 초기에 일어난 일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이를 통해 사사시대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타락했는지를 나타내는 한편 사사 시대의 한계를 보여주는 장표로 사용된다.
사사기 17장에 등장하는 미가는 이같은 시대상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참고로 미가라는 뜻은 '누가 여호와와 같을까?'라는 의미이다. 미가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에브라임 산지에는 미가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어느날 자신의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은 1,100세겔(은 12.5kg)을 훔친다. 자신의 아들이 은을 훔쳐갔다는 것을 모른 미가의 어머니는 도둑에게 저주의 소리를 퍼붓게 된다, 그러자 자신이 그 저주에 당할까 두려웠던 미가는 어머니에게 자신이 은을 훔쳤다며 고백을 한다.
그러자 그 어머니는 자식을 혼내기는 커녕 미가에게 저주가 돌아갈까봐 난데 없이 축복을 내린다.
이 상황은 이스라엘의 타락한 도덕성과 무지함이 그대로 보여준다. 남의 물건을 탐하는 탐욕과 제대로된 회개조차 사라진 모습 말이다.
사사기 17장 3절 미가가 은 천백을 그의 어머니에게 도로 주매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내가 내 아들을 위하여 한 신상을 새기며 한 신상을 부어 만들기 위해 내 손에서 이 은을 여호와께 거룩히 드리노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이 은을 네게 도로 주리라
사사기 17장 4절 미가가 그 은을 그의 어머니에게 도로 주었으므로 어머니가 그 은 이백을 가져다 은장색에게 주어 한 신상을 새기고 한 신상을 부어 만들었더니 그 신상이 미가의 집에 있더라
사사기 17장 5절 그 사람 미가에게 신당이 있으므로 그가 에봇과 드라빔을 만들고 한 아들을 세워 그의 제사장으로 삼았더라
사사기 17장 6절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여기에 미가의 어머니는 한술 더떠서 1100세겔 중 900세겔은 하나님께 바치고 200세겔은 자신의 아들 미가를 위해 신상을 만드는데 사용한다. 얼마나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못 파악하고 신앙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행동과 판단이었다.
자신의 자식을 위해서는 그 어떠한 죄도 저지르는 부모의 모습이며 또 이를 통해 신상을 만드는 것은 곧 우상숭배이니 그 죄가 엄청난 행동이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미가는 대제사장이 입는 예복인 에봇을 만들고 가정을 지키는 우상이었던 드라빔을 만든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들 중 한명을 멋대로 제사장으로 삼아버린다. 말그대로 끔찍한 혼종이 탄생한 것이며 이는 얼마나 당시 이스라엘의 신앙관이 개판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이를 표현한다. '이때 이스라엘은 왕이 없었으므로 자신들의 소견대로 생활했다'고 말이다.
사사기 17장 7절 유다 가족에 속한 유다 베들레헴에 한 청년이 있었으니 그는 레위인으로서 거기서 거류하였더라
사사기 17장 8절 그 사람이 거주할 곳을 찾고자 하여 그 성읍 유다 베들레헴을 떠나 가다가 에브라임 산지로 가서 미가의 집에 이르매
사사기 17장 9절 미가가 그에게 묻되 너는 어디서부터 오느냐 하니 그가 이르되 나는 유다 베들레헴의 레위인으로서 거류할 곳을 찾으러 가노라 하는지라
사사기 17장 10절 미가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나와 함께 거주하며 나를 위하여 아버지와 제사장이 되라 내가 해마다 은 열과 의복 한 벌과 먹을 것을 주리라 하므로 그 레위인이 들어갔더라
사사기 17장 11절 그 레위인이 그 사람과 함께 거주하기를 만족하게 생각했으니 이는 그 청년이 미가의 아들 중 하나 같이 됨이라
사사기 17장 12절 미가가 그 레위인을 거룩하게 구별하매 그 청년이 미가의 제사장이 되어 그 집에 있었더라
사사기 17장 13절 이에 미가가 이르되 레위인이 내 제사장이 되었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아노라 하니라
이스라엘 백성의 이 같은 타락은 단순히 개인을 넘어 이스라엘 자체의 공동체를 무너트리는 행위로 이어진다. 타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의무를 잊었고, 때문에 다른 지파가 내는 십일조를 통해 하나님을 섬기며 살아가도록 약속된 레위지파는 당장 먹고 살 곳이 없어진다.
본래 레위지파는 농사나 다른 일을 하지 않고 하나님의 성소를 가꾸고 제사를 지내며 봉사하도록 역할을 부여 받았기 때문에 다른 지파와 달리 땅도 분배받지 않았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타락하면서 레위 지파의 의미가 사라진 것이다. 이는 사사기 17장에서도 잘 나타난다.
베들레헴에 거주하던 레위인이 유랑하다가 에브라임 산지에 이르러 미가를 만나게 된다. 미가는 그가 레위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이 해마다 의복 한 벌과 은 열 그리고 먹을 것을 줄테니 자신의 제사장이 되라고 제안한다. 하나님을 섬겨야할 제사장이 일개 개인의 복을 위한 제사장이 되어 달라는 말도 안되는 부탁이었다.
레위인이라면 당연히 이 같은 말도 안되는 제안을 거절해야 했으나 굶주렸던 레위인은 미가의 제안을 받아드리니 이는 당시 신앙이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종교적 지도자를 자처해야할 레위인들이 미가와 미가가 만든 우상을 위해 일을 하는 처참한 광경인 것이다. 레위인들은 생활이 어려워지자 종교적인 교육 등을 받지 못하면서 금전에 흔들리는 종교관을 갖게 되었고 그들의 머릿속에는 결국 돈이나 먹을 것을 채워주는 사람이 하나님이 되어버렸다.
이 모든 것이 사사기 사사시대의 일상이었고 하나님은 이같은 이스라엘의 타락을 보며 다른 이방민족이라는 회초리를 들은 것이었다.
성경 사사기 17장에서는 이스라엘이 얼마나 타락했는지 그들이 하나님 앞에서 어떠한 죄를 지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놀랍지 않다. 이스라엘의 사사시대 모습이 지금의 우리 모습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도 우리는 돈이라는 우상을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며 하나님을 향한 마음과 연결고리는 약해질대로 약해져 있다. 우리는 사사기 미가라는 인물과 레위인에게 충격을 받지만 사사기의 미가와 레위인 역시 우리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신앙적으로 깨어있을 필요가 있다.
끝으로 사사기에서는 이같은 신앙적 타락을 '왕이 없었다'고 표현한다. 이는 뒤이어 나올 이스라엘의 왕정시대를 위한 배경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하나님이라는 영원하시고 진리인 왕을 두고 육체의 왕을 찾는 모습에서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우리는 생각해야하고 깨어있어야 한다. 사사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처럼 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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